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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닙니다만 부인과 자녀를 외국에 유학 보내놓고 홀로 지내는 가장. 기러기 아빠들에 대한 안타까운 사연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기러기 아빠들의 실태를 이민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녹취> "자살을 결정할 수 밖에 없는 저를 용서해 주세요. 우리 아이들 너무 너무 보고 싶고, 너무 너무 사랑합니다. 처와 아이들 때문에 자살했다고 말하지 말아주세요. 먼저 가서 미안합니다." 가족을 애타게 그리워하던 기러기 아빠는 이 유서만을 남긴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미 3년전 해외로 떠난 자녀들과 아내. 외로움과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던 이 가장은, 마지막으로 찾은 아버지 묘소에서 스스로 목을 맸습니다. <인터뷰>마을주민 : "애들 유학보내놓고 부인 보내놓고 혼자 얼마나 고생을 했겠어..." 2005.10 - 서울 양재동 53살 구 모씨 자살 2005.3 - 서울 오륜동 50살 정 모씨 자살 2004.12 - 서울 갈현동 50살 김 모씨 자살 2004.11 - 서울 역삼동 42살 배 모씨 자살 2004.6 - 대구시 중동 42살 고 모씨 자살 2004.4 - 서울 압구정동 48살 한 모씨 자살 죽음만큼 무서운 건 외로움입니다. 지난해 10월 숨진 50대 건축가 구 모씨. 사인은 뇌출혈이었습니다. 누군가의 도움만 있었어도 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구씨는 아들과 딸, 아내를 모두 미국으로 보낸 기러기 아빠였습니다. 구 씨의 시신이 발견된 것은 숨진지 닷새만이었습니다. <인터뷰>박권섭(서울 서초경찰서) : "엎드려 있더라고요. 피를 흘리면서 TV와 컴퓨터는 모두 켜져 있고..." 가족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술로 달랬고, 그러다 지병인 고혈압을 얻었습니다. 벌이의 대부분을 미국으로 보낸 구씨는 6년째 홀로 단칸방에서 지냈습니다. <인터뷰>김모 씨(숨진 구 씨 직장동료) : "경제적으로 뒷받침이 안되니까.1주일 정도 됐나? 회장님한테 한 500만원을 빌려갔다고 하더라고요..." 이 기러기 아빠는 7년동안 회사 사무실을 벗어날 줄 몰랐습니다. 텅 빈 집이 싫었습니다. <인터뷰>이 모씨 (기러기 아빠) : "눈 뜨자마자 사무실 나온다고 보면 되구요. 그리고 들어가자마자 바로 잔다고 보면 되죠." 이젠 서로의 안부를 묻는 전화도 뜸해졌습니다. 끼니를 건너뛰는 것은 예사, 술, 담배만 늘었습니다. 나는 누구일까, 돈만 벌어주는 돈벌이 기계는 아닐까. 정신적 회의와 육체적 고통이 찾아와도, 마땅히 하소연할 데도 없습니다. <인터뷰>이 모씨(기러기 아빠) : "저도 아파본 경험이 몇 번 있어요. 그 때는 정말 가족한테 가고 싶죠." 기러기 아빠로 인한 가정의 해체는 심각한 수준이지만, 아직도 많은 한국의 아버지들은 그 고통을 감수하려 합니다. <인터뷰>강용규(인천시 작전동) : "기러기 아빠가 힘들다고 하지만 애가 원한다면 그정도는 감안하고 보낼 수 있습니다." 해마다 늘고 있는 해외 유학. 현재 기러기 아빠는 3만명을 웃돌 것으로 추정됩니다. KBS 뉴스 이민우입니다.